본문 바로가기
패션산업

패션 산업에서 순환 경제 적용이 필수적인 이유

by 뚜부장수 2025. 3. 14.

1.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된 패션 산업

패션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환경 오염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매년 수십억 벌의 옷이 생산되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물, 에너지, 화학 물질이 사용된다. 특히 패스트 패션의 확산으로 인해 옷의 수명이 짧아지고 폐기물이 급증하면서 환경 부담이 가속화되고 있다.

옷을 만드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면(cotton) 재배 과정에서는 막대한 양의 물과 농약이 필요하다. 합성 섬유인 폴리에스터는 석유 기반 원료에서 추출되며, 생산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방출해 해양 오염을 유발한다.

폐기물 문제도 심각하다. 패션 업계에서는 매년 약 9200만 톤의 섬유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그중 대부분이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문제는 직물 폐기물이 분해되기까지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걸리며, 소각 과정에서는 유독성 가스를 포함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점이다. 이는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산 → 사용 → 폐기" 방식에서 벗어나, "자원 재사용 → 재생산 → 재활용"이 중심이 되는 순환 경제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변화를 이끌 수 있다.

패션 산업에서 순환 경제 적용이 필수적인 이유

2.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패션 산업에서 순환 경제를 적용하면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의 선형 경제 모델에서는 한 번 생산된 제품이 폐기되면 다시 활용되지 않고 사라지지만, 순환 경제 시스템에서는 자원을 다시 활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리세일(Resale) 시장과 렌탈 서비스다.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새 옷을 사는 대신 중고 의류를 구매하거나 빌려 입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2023년 기준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 규모는 약 350억 달러(약 45조 원)에 도달하며, 2030년까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업들은 의류를 회수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재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파타고니아(Patagonia)는 고객이 사용하던 옷을 다시 수거해 수선하거나 업사이클링(Upcycling)하여 재판매하는 "Worn Wear"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H&M과 자라(ZARA)와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도 점점 친환경적인 생산 방식을 도입하고 있으며, 폐의류 수거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순환 경제 모델을 통해 기업들은 원자재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환경 보호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실현하는 방법으로, 앞으로 패션 업계에서 더욱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3.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와 윤리적 소비 트렌드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예쁜 옷’을 찾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고려한 윤리적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 + Z세대)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과 친환경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패션 업계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친환경적인 브랜드를 선호하고, 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비건 패션(Vegan Fashion)"이 주목받고 있으며, 동물 가죽 대신 재생 가죽, 버섯 가죽, 파인애플 섬유와 같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중고 의류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새 옷이 아닌, 오래된 옷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 따라 브랜드들도 이에 발맞추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구찌(Gucci)는 지속 가능한 패션 라인을 출시했으며, 아디다스(Adidas)는 해양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운동화를 선보였다. 이처럼 패션 산업은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4. 법규 강화와 글로벌 패션 기업들의 대응

정부와 국제기구들도 패션 산업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 가능성을 위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패션 브랜드들이 50% 이상의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패션 브랜드가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남은 재고를 소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도입했다.

패션 브랜드들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지속 가능한 소재 개발, 재활용 프로그램 확대, 탄소 배출 감축 정책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H&M은 2040년까지 기후 중립(Climate Neutral)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으며, 리바이스(Levi’s)는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을 90%까지 줄이는 "Water<Less"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인증제도도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GOTS(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 OEKO-TEX, Bluesign 등의 인증이 있으며, 이러한 인증을 받은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신뢰받고 있다. 법적 규제와 기업의 대응이 강화됨에 따라, 순환 경제는 이제 패션 산업에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결론

패션 산업은 환경 오염의 주범이지만, 동시에 가장 큰 변화의 기회를 가진 산업이기도 하다. 순환 경제를 도입하면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와 법규 강화로 인해, 더 이상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브랜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리세일, 재활용, 친환경 소재 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순환 경제 모델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패션 산업의 필수적인 변화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패션 업계가 더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성장하려면, 기업과 소비자, 정부가 협력하여 순환 경제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옷을 버리는 문화’에서 벗어나, ‘옷을 재사용하고 가치를 더하는 문화’로 변화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